용감한 형제들이 만들어낸 ‘BTS 유니버스 스토리’
용감한 형제들이 만들어낸 ‘BTS 유니버스 스토리’

영웅이 시대를 만들고,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사람과 기업이 있다. 바로 ‘넷마블’ 방준혁 이사장과 사촌 동생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다. 두 형제는 한국 문화계와 경제계에 엄청난 일을 해냈다. 형 방준혁 이사장의 회사 ‘넷마블’은 BTS 소속사인 동생 방시혁 대표의 회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식의 25.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금융정보서비스 인포맥스에 따르면 8월 14일 기준 방준혁 이사장은 3조161억 원의 주식을 보유해 국내 주식 부자 9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말 11위에서 8개월 만에 국내 10위권 내 주식 부자에 진입한 것이다. 동생 방시혁 대표의 회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고 올해 중으로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 시 시가총액은 4~5조 원으로 예상되고 있어 45.1%를 보유한 방시혁 대표도 2021년 조사부터는 20위 내 국내 주식 부자 등극이 전망된다.

방준혁, 방시혁 형제가 이루어낸 성과를 특별하고도 높이 평가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문화계의 업그레이드뿐 아니라 경제 구조의 선진화에 결정적 기여를 해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주식 부자들의 순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별로 크게 새로울 것도, 관심을 가질만한 것도 아니었다. 삼성그룹, 현대그룹, SK그룹, LG그룹 등의 2세, 3세 순이었기 때문이다. 대형 그룹 2세, 3세, 4세가 아닌 젊은이들은 한국 10위권의 주식 부자가 된다는 꿈조차 꾸는 것이 불가능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0위권의 주식 부자 중 2세, 3세를 발견하는 것이 오히려 힘든 일이다. 그룹 2-4세로 가득찬 10대 주식 부호 순위는 우리나라 경제 구조의 문제점이자 한계를 드러내는 부끄러운 성적표였다. 방준혁, 방시혁 형제가 이 깨질 것 같지 않던 어마어마한 바위를 보란 듯이 부수어버린 것이다. 금년 연말 즈음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 이후 이 회사 주식은 BTS 팬들의 열광 속에 많은 뉴스를 쏟아낼 것이 분명하다.

방시혁 대표는 음악 전공자가 아니고 서울대에서 미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대중음악계에서 싱어송라이터의 대표적 등용문인 ‘유재하음악경연대회’의 6회 동상 수상자이며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등 많은 히트곡을 쓰기도 한 작곡가, 작사가로 탄탄한 경력을 가졌다. 또한, JYP 소속 프로듀서로서 박진영 대표에게 프로듀싱을 배웠다. 그가 JYP 프로듀서 시절 미국에 진출했을 때 형처럼 친하게 지내던 박진영 대표와 함께 방 하나를 빌려 공동생활을 했다고 한다. 당시 회사도 두 사람도 모두 돈이 부족해 빨래는 모두 후배인 방시혁 대표가 맡았는데, 박진영 대표가 양말을 매번 뒤집어 벗어놓아 화가 난 방시혁 대표가 일시 가출을 했다가 끝내는 한국으로 돌아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차리고 BTS를 탄생시켰다고 박진영 대표가 조크를 한다. 자기가 양말만 곱게 벗어놓았어도 오늘의 BTS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팬데믹으로 전 세계 문화예술계가 초토화된 와중에도 지난해와 유사한 잠정 매출 2940억 원, 영업이익 497억 원의 기록을 달성했다. 그간 ‘빅히트’의 주된 수입원 중 하나가 BTS의 국내외 초대형 공연이었음을 고려할 때 올해에는 대형 공연이 모두 무산된 가운데 이룬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방시혁 대표는 8월 13일 진행된 회사 설명회에서 “언택트 시대에는 진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빅히트’는 더 좋은 콘텐츠로 팬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진정성을 담은 커넥트(Connect)에 집중해 레이블과 사업 모두에서 진화한 답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언택트 시대, 콘택트 시대를 불문하고 진정성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단어 중 하나다. 얼핏 진정성과 비즈니스는 양립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결정적 성공을 위해서는 진정성이 필수요건이다.

방준혁, 방시혁 사촌 형제는 BTS를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에도 나섰다. ‘넷마블’과 ‘빅히트’는 금년도 3분기 중 ‘BTS 유니버스 스토리’라는 게임을 선보인다. ‘BTS 유니버스 스토리’의 글로벌 사전등록은 8월 18일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용감한 형제들이 국내 문화계는 물론, 경제계에도 혁신을 일으키며 젊은이들에게 꿈의 선도자로서의 역할을 이어가 주기를 기대한다.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에코 에너지 대표,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역임

2020.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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