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아랍 에미리트의 수도인 아부다비에 루브르 박물관이 새롭게 개관하였다. 이는 지난 11월 11일에 프랑스 파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박물관 루브르가 첫 해외 별관을 ‘루브르 아부다비’라는 명칭으로 문을 연 것이다. 2007년 아랍에미리트와 프랑스 정부가 루브르 아부다비 설립에 합의한 지 10여 년만에 이루어진 대장정의 결실이기에 의미가 더 뜻깊다.

아랍에미리트는 경제중심의 두바이와 차별화하여 아부다비를 문화의 중심지로 계발하고 있다. 루브르 개관 이전에 프랑스의 명문대학인 소르본대학의 분교를 설립하였으며, 루브르 박물관 옆에는 구겐하임 미술관이 개관될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30년간 루브르 박물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작품을 대여하고, 프랑스 측 전문가의 현장 파견 외 이번 프로젝트에 9억7400만 유로(1조2584억원) 지불을 2007년에 합의하였다. 그리고 2009년에 전시를 개최하며 19점의 작품을 구매하였다.

처음에는 2012년에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자금 조달을 비롯한 여러가지 이유로 일정이 많이 지연되었다. 프랑스측에서는 건축물 공사에 참여한 근로자들의 영세한 근무환경이 부적절했다며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되었었다.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의 작품 구성의 경우 아랍 에미리트 고유의 소장품 300여 점과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베르사유 궁전을 포함한 프랑스 13개 미술관에서 대여한 나머지 300여 점이 전시되었다.

이 작품들 가운데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밀라노 귀족 부인의 초상’, 반 고흐의 ‘자화상’, 자크루이 다비드의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과 같은 최고의 걸작품이 포함됐다. 인상파 작품들도 오르세 미술관에서 대여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판화와 중국 작가인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과 같은 아시아 현대미술품도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인 장뤽 마티네즈관장에 따르면 루브르 아부다비는 동서양을 잇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루브르의 분관이라는 한정적인 개념의 박물관이 아닌 중동에서 보는 관점으로 예술사를 전개하여 세계인들에게 선보임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화제가 된 것은 마치 원형 레이스를 덮은 것같이 빛을 투과시키는 돔 형태의 천정이 포인트인 건축물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건축가인 장누벨의 작품이다. 아랍의 건축 양식으로 만들어진 이 지붕은 반복되지 않는 각기 다른 형태의 7,850개의 구멍을 통하여 들어온 빛이 건물 내부에 시시각각 변하도록 설계됐다. 장누벨의 대표적인 건축물 중 파리 소재의 아랍문화원 또한 시시각각 빛의 투과량이 변하도록 외벽이 설계되었다. 참고로, 돔 천정의 무게는 에펠탑의 무게와 같다고 한다.

개관식에는 모하메드 벤 라티드 알 마크툼 부통령과 세이크 모하메드 빈 자야드 알 나 왕자, 그리고 엠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하였다. 공식연설 이후에 오케스트라와 빛으로 창작된 공연이 이어졌는데, 이날 행사에는 모하메드 4세 모로코의 왕,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바레인 왕, 모하메드 아스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비롯한 주변국가의 원수나 주요인사들이 상당수 참가해 화제가 되었다. 이들은 함께 루브르 아부다비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만남의 중심지가 될 것을 희망했다.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통신원,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소르본느대 미술사 졸업, EAC 예술경영 및 석사 졸업
ineslee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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