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17세기 빛의 화가 렘브란트(1606-1669)의 특별한 초상화전이 파리의 자크마르 앙드레미술관에서 열렸다. 렘브란트의 명성 만큼이나 전시가 시작되기 전부터 언론 및 일반의 뜨거운 관심속에서 화제가 되었다. 본 전시는 9월 16일에 시작하여 2017년 1월 23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가 열린 자크마르 앙드레미술관(Musée Jacquemart-André)은 특별한 매력을 지닌 파리 소재의 소규모 미술관이다. 19세기 대표적인 컬랙터 였던 에두아르 앙드레와 넬리 자크마르 부부의 저택과 소장품을 일반에 공개하면서 명소가 된 곳이다. 부부의 컬랙션은 크게 세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탈리아 르네상스 작품, 네덜란드 화가의 작품들 그리고 18세기 프랑스 화가의 작품들이다.
그들의 소장품 중 대표작으로 렘브란트의 1629년작인 <엠마우스의 식사>를 들 수 있다. 명암이 극적으로 표현된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화가 카라바지오의 동일 주제 작품과 종종 비교되며 두 작품 모두 세기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렘브란트의 초상화 전시에는 부부가 소장했던 렘브란트의 작품 세 점과 더불어 총 50여 점이 선보이는데, 20여 점의 유화와 30여 점의 데셍 및 판화로 구성되었다. 루브르 소장품과 더불어 러시아의 에르미타쥬 미술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작품을 대여하였으며, 특히 네덜란드 국립미술관의 데셍 및 판화를 엄선하여 한 곳에 모은 이례적인 기회이다. 렘브란트의 측근들의 초상화를 집중 조명하였다.
이번 전시는 세 명의 전문가가 함께 기획하여, 렘브란트의 예술세계를 심도있게 다루었다. 프랑스 콩피엔느 미술관장인 엠마뉴엘 스타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책임 학예연구원인 피터 샤트보른, 그리고 자크마르 앙드레 미술관 큐레이터인 피에르 퀴리가 총 8개의 섹션으로 기획하였다.
암스테르담 학예연구원인 피터는 작품을 설명하면서 렘브란트는 누구보다 유머가 풍부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화가라며 흥미로운 데셍들의 디테일을 소상히 보여주었다. 그는 렘브란트가 자화상 및 가족들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인물을 미화하지 않고, 현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잘 표현했다며, 섬세하게 표현된 표정과 자연스런 몸짓을 예로 들었다.
아들 티튜스가 독서하는 모습을 담은 초상화도 눈에 띠었다. 천진한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피터는 작품을 보여주면서 연실 렘브란트의 천재적인 기량과 풍부한 유머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프랑스 콩피엔느 미술관장은 소규모 미술관의 작은 전시실에 걸작들을 엄선하여 보여줌으로써 마치 거장의 작업실에서 작품을 보는 듯한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한다. 거장의 예술세계를 친밀하고 친근한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화가와 각별했던 인물들의 초상화를 엄선하였을 뿐 아니라, 전시장 조성도 아늑하게 꾸몄다며 기쁨을 표했다. 특히 인물의 표면적 모습 속에 감추어진 심리를 관찰하면서 작품을 감상하라고 조언했다.
레이던 출신의 화가가 암스테르담으로 1631년에 이주하면서 그는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인물의 실제와 가까운 표현과 간결함은 당시 암스테르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화제가 된 작품으로 ‘사스키아의 초상화’와 ‘오리엔탈 의상을 입은 노인’은 바로 그 당시에 렘브란트가 남긴 대표적인 작품이다.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특파원,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소르본느대 미술사 졸업, EAC 예술경영 및 석사 졸업
inesleeart@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