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rnst Haas Estate, Courtesy Les Douches la Galerie
ⓒ Ernst Haas Estate, Courtesy Les Douches la Galerie

[아츠앤컬쳐] 독일의 자동차브랜드 BMW의 문화마케팅 책임자는 말하기를, 프랑스는 사진 강국이라서 사진작가를 지원하는 아트마케팅을 수년 전부터 해오고 있다고 한다. 이는 그만큼 유럽에서도 프랑스가 사진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진 관련 행사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 하나는 매년 11월경에 열리는 <파리 포토>와 여름 내내 열리는 <렁콩트르 아를르>이다. 전자가 아트 페어 형식의 상업적인 행사라면 후자는 아를르시 전체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전시와 포럼을 총망라하는 축제형식의 비상업적인 행사이다. 참고로 아를르는 고흐가 그린 <밤의 풍경>과 <테라스 카페>로 우리에게 제법 알려진 도시이다.

ⓒ Pieter Hugo, Courtesy of Stevenson
ⓒ Pieter Hugo, Courtesy of Stevenson

<파리 포토>가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설립부터 지금까지 매년 꾸준한 성장곡선을 그려오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이는 프랑스가 사진 강국으로 인지도를 쌓으면서 전 세계의 사진작가와 애호가, 특히 컬랙터들이 파리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이에 파리 시에서도 이 기간에 사진과 관련된 행사를 적극 장려하고 있는데, 파리의 MEP(Maison europeenne de la photographie, 유럽 사진의 집)과 Jeu de Paume(주 드 폼)사진 전문미술관을 비롯하여 폴카 갤러리, 카메라 옵스쿠라와 같은 사진 전문 갤러리가 활발히 전시를 기획 및 소개하고 있다.

ⓒ Rudolf Koppitz, Courtesy ROBERT KLEIN
ⓒ Rudolf Koppitz, Courtesy ROBERT KLEIN

사진이라는 매체는 다른 현대미술장르에 비하여, 폭넓은 관람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인 누구나 핸드폰 및 다양한 카메라를 활용하여 평소에 사진을 손쉽게 찍고 저장하고 감상해서일까? 평소 문화예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 또한 사진에는 관대(?)하다. 이번 <파리 포토>는 행사기간 내내 만원사례를 이루었으며, 주말에는 인파에 밀려서 작품감상이 어려울 정도혔다. 작품가격은 상당한 고가의 작품도 많았지만 우리돈으로 60만 원이 조금 넘는 500유로부터 시작한다고 프랑스의 문화전문매체가 보도했다.

ⓒ Stephane Couturier, Courtesy La galerie particuliere
ⓒ Stephane Couturier, Courtesy La galerie particuliere

착한 작품가격만이 인기비결은 아니다. 사진이라는 매체로 전시의 컨텐츠가 다소 한정된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로 다양한 취향의 작품이 총집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파리 포토>는 30여개 국가에서 총 153개의 갤러리가 참가했으며, 무려 1,200명이 넘는 다양한 국적의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했다. 더불어, 사진이 발명되었던 19세기 당시의 익명의 사진부터 오늘날까지 그야말로 방대한 파노라마를 선보였다.

ⓒ Douglas Lance Gibson, Courtesy Tolarno
ⓒ Douglas Lance Gibson, Courtesy Tolarno

<파리 포토>의 총책임자인 플로랑스 부르주아는 11월 10일 그랑팔레에서 오픈한 올해 20회의 대성황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파리 포토가 타행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폭넓은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다.

ⓒ Henri Cartier-Bresson, Courtesy Magnum Photos
ⓒ Henri Cartier-Bresson, Courtesy Magnum Photos

작품 또한 빈티지부터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사진, 그리고 지극히 개념적인 사진까지 매우 풍성하였고, 소위 프랑스사람들이 자주 쓰는 표현으로 ‘각자의 행복’을 충족받을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였다. 만레이, 브랑쿠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리차드 아베돈, 드니 로슈, 아녜스 바르다, 난 골딘, 신데 셔먼, 피에르와 질, 소피 칼, 마틴 파, 안드레아 거스키, 스테판 쿠투리에, 히로시 스기모토, 세이두 케타 등의 수 많은 걸작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통신원,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소르본느대 미술사 졸업, EAC 예술경영 및 석사 졸업
ineslee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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