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CARDO MASSI AS CAVARADOSSI, ANGELA GHEORGHIU AS TOSCA© ROH. PHOTO BY CATHERINE ASHMORE
RICCARDO MASSI AS CAVARADOSSI, ANGELA GHEORGHIU AS TOSCA© ROH. PHOTO BY CATHERINE ASHMORE

 

[아츠앤컬쳐] 파리 북역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런던 세인트 판크라스 역에 두 시간 남짓 걸려 도착했다. 1월 런던 공기는 제법 차가웠다. 두꺼운 코트에 모자와 장갑으로 무장을 하고 하루 일정을 마쳤다. 저녁 7시 30분 시작하는 토스카 오페라를 보기 전 코벤트가든을 둘러보았다.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종종 코벤트가든이라 불리는데, 로열 오페라단, 로열 발레단과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교향악단의 본거지이다. 극장은 1858년에 준공되었으며, 1990년에 재건축으로 새롭게 재탄생하였으며, 총 2,268석의 관객석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엑스프레스는 조나단 켄트 연출에 찬사를 표했다. 영국 출신의 연출감독인 켄트의 토스카 연출은 1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또한, 토스카역의 안젤라 게오르규는 2006년에 이어 토스카 역에 최고이다. 루마니아 시골출신의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의 세계 정상 정복 스토리는 국내에도 알려졌다. 2012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위하여 방한하여 당시 많은 화제를 모았었다.

진보성향의 저명 일간지 가디언 역시 《토스카–예외적으로 스마트한 저녁(Toscar review- an exceptionally intelligent evening)》이라는 제목으로 켄트의 연출과 토스카역의 안젤리나에 찬사를 표했다. 섬세하며 절제력 있는 음색의 디바라며 놀라울 뿐이었다고 호평했다.

ANGELA GHEORGHIU AS TOSCA, YOUN AS SCARPIA© ROH. PHOTO BY CATHERINE ASHMORE
ANGELA GHEORGHIU AS TOSCA, YOUN AS SCARPIA© ROH. PHOTO BY CATHERINE ASHMORE

파리 국립오페라의 전반적인 성향에 비하여, 로얄 오페라 하우스의 무대연출은 비교적 간소하면서 전통에 충실했다. 최근 상당수의 오페라가 현대극으로 재해석되어 무대와 객석 간의 시간 간격을 좁히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데 반해, 켄트의 전통적 무대는 극을 살리는 데 충분히 효과적이었다.

한편, 이번 토스카의 스카르피아 남작역으로 한국인 바리톤 사무엘 윤이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 데뷔공연을 가졌다. 혼이 담긴 파괴력 있는 목소리로 알려진 그는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 주역 및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의 비중있는 역으로 세계무대에서 맹활약 중이다. 토스카의 연인 화가인 마리오 카바라도시 역에는 이탈리아 테너인 리카르도 마시가 열연했다. 마시는 2014년 같은 역으로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 데뷔했었다.

공연 내내 뛰어난 기량의 주인공들의 노련한 연기를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장르와 분야를 막론하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감상하는 행운으로 런던 일정을 뿌듯하게 마칠 수 있었다.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특파원,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소르본느대 미술사 졸업, EAC 예술경영 및 석사 졸업
ineslee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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