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mory Show & Independent Art Fair
[아츠앤컬쳐] 뉴욕의 삼월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전 세계의 수많은 갤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의 작가를 소개하고 그들의 작품을 판매하기 위해 보따리를 짊어지고는 뉴욕으로 몰려든다. 크고 작은 다양한 아트페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그 꽃을 피우며 뉴욕의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한해 중 그들이 뿜어낼 수 있는 화려함의 절정을 담아낸다.
요즘 들어는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미술시장에서 뉴욕의 3월은 일 년 중 유일한 활력소 역할을 해낸다.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은 뉴욕의 다양한 예술행사들을 즐기고, 화상들은 작품을 거래하고, 도시는 축제를 통해 관광수익을 창출해낸다. 맨해튼 52가 웨스트 허드슨강가에 위치한 피어94 & 피어92에서 열리고 있는 아모리쇼(The Amory Show)는 1994년에 시작되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갤러리들이 참석하고 한해에 수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뉴욕의 아트페어 중 가장 널리 알려져있다.
이번 아트페어에는 컨탬포러리와 모던 그리고 포커스 USA: 미국 중견작가와 신진작가 작품 전시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을 바로 직거래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이니만큼 마켓에서 판매가 잘 될 만한 작품들은 엄선하여 선보인다. 갤러리들은 작품을 판매하는 일 이외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고객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네트워킹을 넓혀간다. 동서양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모여든 갤러리들을 한눈에 보고 느끼고 시장을 읽어나가고 시장 속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만들어간다. 2,700여 점의 작품들은 저마다 관람객의 시선을 유혹하기 위해 아우성이다.
첼시에서 올해 네 번째로 선보이는 인디펜던트(Independent Art Fair)는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뉴욕의 아트페어이다. 보통의 아트페어와는 달리 성냥갑과도 흡사한 구조로 짜인 부스를 없애고 40여 개의 인터내셔널 갤러리들이 4층의 건물 안에 서로 호흡하며 전시되어있다.
아트페어에 미술관 전시디자인 개념을 살짝 도입하여 다른 아트페어들과의 차별화에 성공을 거두었다. 전시디자인에서뿐 아니라 전시 내용 면에서도 신선하다. 예술작품일 것 같지 않은 그 무엇들이 자신들의 개성을 드러낸다. 무엇을 진지하고 무겁게 사색해야만 할듯하거나 물성을 강조한 작품들이 아닌, 드로잉 같은 작품에서 설치작업, 개념적인 전시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들의 세계를 표현한 실험적인 작품들이 둥둥 진열되어있다.
가볍다. 신선하다. 전시에 리듬이 있다. 캐릭터가 살아있다. 전혀 판매될 것 같지 않은 작품들 옆에는 의외로 판매가 되었다는 것을 표시해두는 빨간 스티커가 꽤나 종종 붙어져 있다. 스트레스와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은 시기에 사는 현대인들은 그저 편히 자유롭게 엉뚱하게 표현된 작품들을 보며 위로받고 싶은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예술품을 투자가치 또는 작가 브랜드를 생각하며 구매하기보다 자신과의 교감을 자신의 끌림을 귀히 여긴다.
인디펜던트 아트페어에서 나와서 첼시를 한 바퀴 돌았다. 어느 때보다 첼시는 흥분되어있다. 사람들도 작품들도 갤러리스트들도 모두 봄기운에 축제에 취해있었다.
글 | 장신정
아츠앤컬쳐 뉴욕특파원, 전시 & 프로그램 기획. NYU 예술경영석사. 전 MoMA P.S.1. 전시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