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미디어 3사가 협력해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국내 최대 민영통신사인 뉴시스(대표 강호병)를 비롯해 TV조선(대표 주용중), 아트조선(대표 방정오) 등 미디어 3사가 공동 주최하는 ‘ArtPick(아트픽) 30’전은 국내의 주목받는 현대미술가 30인의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우선 이번 ‘ArtPick 30’전의 특성은 여러 언론사가 의기투합해 주최하는 미술전시라는 점이다. 한국 현대미술을 견인해나갈, 역량과 경쟁력을 갖춘 작가를 언론사의 시각에서 검증하고 엄선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동안 미디어에 소개됐던 작가 중에 연령, 장르, 기법 등의 조화로움을 감안하여 구성한 작가군은 ‘한국 현대미술의 세대간 교감과 지형도’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초대작가의 출발은 구상계열의 김창열 화백, 추상계열의 윤형근 화백 등 2명의 작고 작가가 중심을 잡았다. 이어서 90대의 박서보(1931~) 화백, 80대의 하종현(1935)·최명영(1941)·이강소(1943) 화백, 70대의 오세열(1945)·김근태(1953) 화백, 60대 민병헌(1955)·이배(1956)·김영리(1960)·김찬일(1961)·권여현(1961) 작가, 50대 최영욱(1964)·김현식(1965)·함명수(1966)·순진아(1967)·김남표(1970)·정영주(1970)·강민수(1972)·하태임(1973) 작가, 40대 이경미(1977)·박병일(1978)·곽철안(1979)·이사라(1979)·채지민(1983) 작가, 30대 김호정(1988)·다다즈(1988)·권하나(1990) 작가, 20대 전아현(1995) 작가 등이다.
전시의 보여주는 형식은 세대별의 흐름에 따라 작품의 변모 과정을 비교할 수 있도록 안배되었다. 특히 작가별 작품세계의 특징과 작가적 역량을 대표할 만한 대형 작품들이 포함되어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과 비전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로 꾸며졌다. 전시 기획에 참여한 박현주 뉴시스 미술전문기자는 “한국 미술시장이 너무 장사 위주로 가면서 작가들이 조명받지 못하고 있는데, 미디어 입장에서의 역할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의기투합을 하게 됐다”며, “그동안 설 무대가 많지 않았던 젊은 작가들을 위해 전시회를 열어주자는데 생각이 미쳤고, 원로·중진·신진 등 여러 세대 작가의 교류도 빼놓을 수 없는 이번 전시의 의미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번 ‘ArtPick 30’전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작가별 작품을 서로 비교하며 색다른 감흥을 얻어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단색화 거장인 ‘침묵의 화가’ 윤형근 화백 작품과 강민수 작가의 달항아리 작품이 함께 어우러진 전경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남다른 울림을 선사한다. 또한 잔잔한 추억을 선사하는 정영주의 회화 작품과 달항아리의 만남이나, 최영욱 작가의 달항아리 평면 회화나 현대적 개념으로 재해석한 김호정의 달항아리 등도 연이어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감흥을 얻게 된다.
이처럼 같은 소재를 작가적 관점이나 기법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과정들, 작가별 작품들을 관람 동선에 따라 좀 더 생동감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신경 쓴 작품의 배치 등도 기획전을 만나는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하다. 사전에 소그룹으로 작품설명을 신청할 경우, 무료로 작품 도슨트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아트픽 30’전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8월9일까지 진행된다.
글 | 김윤섭
명지대 미술사 박사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겸임교수
아이프aif 미술경영연구소 대표
정부미술은행 운영위원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