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의 아름다운 출사지

전병오 경상남도 김해 78mm  F3.5  1/320s  ISO200
전병오 경상남도 김해 78mm F3.5 1/320s ISO200

 

[아츠앤컬쳐] 연출사진(Staged Photo)은 우연성을 배제하고, 주관적인 의도나 목적을 갖고 직접 구성한 뒤, 계획된 장면을 연출해 촬영한 사진을 말한다. 특정 효과를 얻기 위해 오브제를 이용하거나, 모델을 분장시켜 명화나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된다.

세계 최초의 연출사진은 1840년 이폴리트 바이야르(Hippolyte Bayard)가 촬영한 <강물에 투신자살한 자의 자화상>이다. 자신이 죽어 가는 모습처럼 연출한 뒤 촬영했다. 그는 사진 기술을 최초로 발명했지만 인정을 받지 못하자 항의 차원에서 제작했다. 이처럼 19세기에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연출사진이 태동했다. 이후 작가들이 적극 수용하게 된 것은 1960년대 중·후기에 이르러 개념 예술가들이 개념 전달에 효과적인 연출사진을 하면서부터다. 이후 포스트모던의 맥락에서 의도적으로 연출된 사진표현 양식은 더욱 활용되었다.

대표적인 연출사진은 신디 셔먼(Cindy Sherman), 샌디 스코글런드(Sandy Skoglund), 베르나르 포콩(Bernard Faucon) 등의 뉴웨이브 작품이다. 1990년대 이후에는 캐나다 작가인 제프 월(Jeff Wall)과 미국의 그레고리 크루드슨(Gregory Crewdson)의 작품이 많이 알려졌다. 많은 작가들이 ‘연극성’ 개념의 ‘변용’과 ’확장‘이 가능한 연출사진으로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억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거나, 현대인의 심리, 환경오염이나 물질문명 사회에 대한 문제점들을 보다 다층적으로 드러냈다.

전병오 사진은 모델을 섭외하고 분장한 뒤 포즈나, 표정, 동작 등을 요구해 만든 사진으로, 김해시 대성동 고분박물관 옆에 있는 일명, ‘왕따나무’ 옆에서 해 질 무렵 촬영한 사진이다. 이처럼 어떤 효과를 얻기 위해 특정 공간을 무대처럼 활용하거나, 마치 연극 무대처럼 내러티브를 위한 조형 구조물을 직접 제작하거나, 가상공간을 만들어 마네킹과 같은 인형이나 모델을 연출하여 마치 영화감독처럼 촬영하는 경우 등, 연출 방법은 다양하다.

현대의 연출사진 경향은 연출적인 요소를 과감하게 드러내 극적으로 표현하거나, 반대로 최대한 연출이 드러나지 않게 촬영하는 경우도 있는데, 연출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의도가 ‘적절하게 표현 되었는가’이다. 작가에게 연출 행위가 어떤 의미이며, 작품 의도에 맞게 가장 효과적으로 연출할 방법을 찾아내자.

현대에 이르러 장르의 이탈과 혼용의 다변화된 양식에 의한 연출사진으로 일반적인 풍경사진에서 벗어나보면 어떨까. 작가의 의도를 가미해 추상적, 형상적, 구성적 접근에 의한 연출로 색다른 풍경사진을 시도해 보자.

 

글 | JOA(조정화)
사진작가
현재, 월간중앙 <JOA의 핫피플 앤 아트> 연재 중
<그래서 특별한 사진읽기>저자
<photoschooljoa@naver.com>

저작권자 © Arts & Cultur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