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의 아름다운 출사지

이남주, 소쇄원 26mm  F1.8  1/120s  ISO64
이남주, 소쇄원 26mm F1.8 1/120s ISO64

 

[아츠앤컬쳐] 국가 명승 40호 소쇄원(瀟灑園)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민간 별서정원이다. ‘별서(別墅)’는 별장 성격으로, 집 근처 경치 좋은 곳에 마련된 공간을 의미한다. 1999년 방한했던 엘리자베스 영국여왕도 우리나라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한 곳이 소쇄원이었을 정도로, 대숲과 정자, 계곡과 연못 등 자연과 인공미를 잘 조화시킨 조선시대 최고의 정원이다.

‘맑고 깨끗하다’는 뜻의 소쇄원(瀟灑園)은 조선 중기에 양산보(1503~1557)가 기묘사화에 연루된 스승이 사약을 받고 죽자 환멸을 느껴 낙향한 뒤 이상세계를 꿈꾸며 지었다고 한다. 원림을 조성한 뒤 당대의 내로라하는 학자들과 교류하며, 시를 짓고, 학문에 힘썼던 곳으로, 대봉대, 광풍각, 제월당 뿐 아니라 흙으로 만든 담장 등을 통하여 도가적인 삶을 살았던 선비의 자연관을 담을 수 있다.

촬영을 가기 전, 소쇄원 홈페이지(www.soswaewon.co.kr) ‘자유갤러리’에서 소쇄원 사진들을 참고하자. 자신이 찍은 소쇄원 사진도 올릴 수 있다. ‘광풍각(光風閣)’은 소쇄원의 하단에 있는 정자로, 이남주 사진처럼 주변의 꽃이나 나무를 통하여 계절감을 살리고, 여러 피사체로 근경, 중경, 원경을 드러내면 거리감, 공간감이 잘 표현될 수 있다. 초록 잎이 우거진 봄과 단풍이 물든 가을이 좋지만 마음의 피로를 풀기에는 여름 우기가 가장 좋다. 들어열개 문을 모두 올리면 사방이 뚫려 청량한 바람이 관통하고, 나무 가지에 걸린 달빛 아래에서 눈을 감고 흐르는 물소리를 듣다 보면 심신이 저절로 편안해진다.

커플사진 찍기에 좋은 피사체도 있다. 자연을 품은, 계곡 위 외나무다리 약작(略)이다. 필자도 이곳에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으로 웨딩포토를 촬영했을 정도로 자연을 거스리지 않는 소박한 나무다리가 더없이 좋다. 담양 소쇄원 인근의 환벽당(環碧堂)과 식영정(息影亭)도 출사를 가볼 만한 유서 깊은 곳이다.

 

글 | JOA(조정화)
사진작가
현재, 월간중앙 <JOA의 핫피플 앤 아트> 연재 중
<그래서 특별한 사진읽기>저자
<photoschooljo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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