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프랑스는 1년 내내 문화 축제가 가득한 나라이다. 칸 영화제, 아비뇽연극페스티벌, 아를 사진축제, 파리 가을페스티발, 엑상프로방스 음악 페스티벌, 라뉘 블랑쉬, 리옹 빛 축제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잘 열리진 행사는 물론 현지인들도 일일이 챙겨볼 수 없을 만큼 문화예술행사 콘텐츠가 전국적으로 풍부한 나라이다. 이는 문화예술을 장려하는 오랜 전통과 사회적인 분위기를 비롯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풍부한 프랑스인들의 기질 탓도 있다. 수많은 문화예술 행사에 참여하고자 유럽의 주변국가는 물론 전 세계에서 전문가 및 관광객들이 프랑스를 방문하다 보니, 국가에서도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이를 적극 지원할 뿐 아니라, 이로 창출되는 직간접적인 수익의 비중도 크다. 이에 관련 분야의 정보 개발과 공급이 중요성을 실감하고,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신설 및 강화되었다. 이들 국공립 및 사립교육기관 중에 현장에 투입되는 상당수 인력을 배출하기로 잘 알려진 명문 사립교육기관인 EAC의 커리큘럼을 살펴보았다.
엘리제궁 근접한 보에시가(rue la Boétie)에 위치
1980년대 프랑스는 문화행사 및 미술시장이 규모 확장과 더불어 활성화됨에 따라 이를 기획하고 운영할 전문인력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였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사립교육기관들이 신설되고 학과가 개설되었다. EAC는 파리의 ‘인사동’에 해당하는 ‘드루오(Drouot)’구역에 클로드 비비에 르고트(Claude Vivier le Got)여사가 1985년에 설립한 문화예술경영사립단과대학이다.
2006년과 20007년 학기에 프랑스 교육계에는 대대적인 개혁의 바람이 불었다. 국제화와 더불어 기존의 프랑스대학 고유의 학제를 해외대학의 학제에 맞추어 조율하였다. 예를 들어, 기존의 통합 4년제 학부 커리큘럼을 3년으로 단축하고, 석사과정을 2년으로 개편하면서 박사준비 1년과정을 없앴으며, 6년 이상의 장기화였던 박사과정도 5년 이하로 단축하였다. EAC도 이러한 교육개편에 따라서 커리큘럼을 학부 3년, 석사 2년, 박사 3년으로 재정비하였으며, 국제교류 프로그램 및 MBA도 신설하였다.
학제개편 이후 EAC는 규모가 확장되면서 학교를 파리의 대규모 경매시장들과 대형갤러리들이 모여있는 마티뇽가와 셍오노레가 근처로 2008년에 이전하였다. 소더비옥션, 크리스티 옥션은 물론 엘리제궁이 근접한 파리 8구역의 보에시가(Rue la Boétie)에 위치해 있다. 한편, EAC는 파리 캠퍼스 외에 리옹에 분교가 있으며, 프랑스에서 사립대학그룹으로는 세 번째로 규모가 큰 AD Education에 속해 있다.
문화기획, 행정, 경영을 이론과 실무로 교육
‘메디아시옹 퀼튀렐(MÉDIATION CULTURELLE)’은 프랑스어로 ‘문화운영’ 정도에 해당하는데 실제로 대학에서 문화기획, 행정, 경영을 배울 수 있는 학과를 일컫는다. 커리큘럼은 크게 공연 기획, 음악 기획, 문화재 행정, 영상 기획, 시각예술 기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년 인턴십이 필수이다. 클래식부터 대중음악까지 다양한 콘서트를 기획과 운영, 오페라극장의 행정업무와 회원관리, 영화제 홍보 및 운영, 공연장 행정 및 운영, 국립문화재 관리와 운영, 메세나 관리 등 실로 이들이 투입되는 현장업무의 범위는 방대하다. EAC 외에도 프랑스 내 일부 국립대학에 이 학과가 개설되어 있는데, 국립대학의 경우 대부분 이론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진행되어 마치 문화사회학과를 연상케한다.
옥션, 갤러리, 아트페어, 앤틱 등 미술시장 교육
‘마르세 드 라르(MARCHÉ DE L’ART)’는 프랑스어로 미술시장이라는 뜻이다. 미술시장학과는 크게 앤틱, 현대미술, 디자인 전공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재학 기간 동안 수업과 더불어 현장 인턴십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수업을 통하여 미술이론과 더불어 미술법, 회계 등 행정업무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배운 후 옥션회사, 갤러리, 아트 페어, 앤틱 갤러리에서 현장 수업 및 실습을 한다. 석사과정은 문화기획과 미술시장 모두 1,2학기에 100페이지의 논문을 제출하고 3,4학기에는 졸업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http://www.groupeeac.com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통신원,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소르본느대 미술사 졸업, EAC 예술경영 및 석사 졸업
inesleear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