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최근, 한 회사의 불맛 라면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도전의 대상이 되었다. 해당 라면은 매운맛과 독특한 풍미의 조합으로 유명하여 사람들의 호기심과 도전 정신을 자극하며 다양한 도전 영상과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매운 음식을 먹는 것에 도전하면서, 매운맛으로부터 오는 자극과 매운 음식을 잘 먹을 수 있다는 성취감을 경험하며 자신의 도전 영상을 공유하는 등 한국의 특색 있는 매운 음식문화를 전하며 도전과 즐거움의 표상이 되었다.

이 도전 현상이 유행이 된 것은 특유의 매운맛에 기인한 생리적 변화와 관련이 있다. 매운맛은 신경 체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의 기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신체는 자연스럽게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도파민은 우리가 행복하고 기쁘다고 느끼게 하는 동시에 성취감과 보상을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매운맛에 의해 분비되는 신체 내부의 여러 촉진 물질과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은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며 통증 완화에도 기여한다.

맛을 느끼게 하는 주요 성분인 캡사이신이 작용하는 부위인 미각 뉴런과 관련된 뇌의 신호 전달이 활성화되면, 이 신호는 뇌의 미각 중추와 연결되어 매운맛을 인식하게 된다. 혈관이 확장되어 뇌로 향하는 혈류가 증가하면서 뇌의 산소 및 영양 공급량이 늘어나 뇌 기능을 활발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뇌의 스트레스 관련 영역인 전전두엽에 관련된 신호가 활성화되면서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긴장감을 풀어주는 효과도 있을 수 있고, 뇌의 쾌락 중추와 관련된 신호의 활성화와도 연결되어 기분전환에 도움을 주고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개인의 신체 상태와 성향에 따라 매운맛에 대한 반응은 다를 수 있다. 갑작스러운 매운맛은 뇌에서 경계와 주의를 동시에 일으켜 관련 영역인 전두엽과 관련된 신호가 활성화되면서 경계심이 생기고 주의력이 변화로 주변 환경에 대한 감각이 예민해진다. 또한, 매운맛은 뇌에서 열 감지 관련 뉴런을 작동시켜 뇌로 열 신호를 전달한다. 이 때문에 몸이 뜨거워지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이유 중 하나인데, 또 다른 이유로는 자율신경계의 반응으로 인한 심박수나 혈압이 증가에서 기인하는 체온이 상승의 요인도 있다.

신경계 증상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양의 매운 음식을 섭취하게 될 경우 위염, 소화 불량, 심장 및 순환기계통의 문제 등의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매운 음식 소비량이 높은 동시에 위암 발병률 역시 높기 때문에,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여 적절한 방법으로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권고된다.

우선 매운 음식을 즐길 경우 위산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식단 및 생활 습관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식은 위에 부담을 주어 위산의 분비량을 증가시키고,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도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커피나 카페인이 함유된 차 역시 위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식습관을 균형 있게 조절하여 적당량의 매운 음식만을 먹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매운 음식을 먹으면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을 권하지만, 음료로서 탄산음료나 알코올은 삼가는 것을 추천한다. 매운 음식을 먹은 이후 신선한 채소와 과일, 유제품 등을 함께 섭취하여 소화 과정을 원활하게 하고 위산을 조절하여 소화불량을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매운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성분과 식재료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각자에게 알맞은 방식으로 즐겁게 매운맛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김혜원
뉴로핏 (NEUROPHET) 메디컬 디렉터
신경과 전문의, 대한신경과학회 정회원
前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 지도전문의
방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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