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Noir au Centre Pompidou

 

[아츠앤컬쳐] 아주 특별한 전시 <파리 느와르>가 퐁피두센터에서 기획되었다. 프랑스어 제목을 설명하자면 '느와르'는 우리에게 익숙한 듯하면서도 모호하다. 오히려 느와르 영화라는 표현으로 친숙한 편이다. '느와르'는 검정색을 뜻하며 검정색처럼 어두운 성향을 지닌 작품을 묘사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여기서는 흑인을 의미한다. 참고로 백인을 블랑(흰색)이라 부르는데, 이는 격식을 요하는 경우에는 부적합한 표현이다. 퐁피두센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국제도시 파리에서 탄생한 예술사조를 탐구한다.

안티식민주의의 예술가들이 파리로 모여들다

파리에는 여러 대륙에서 온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전시에서 다룬 1970년대는 어떠했을까? 지금보다는 흑인들에게 덜 관대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서방국가에서는 식민주의와 흑인들에 대한 노예제도에 준해서 사고하고 행동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파리로 온 것일까? 상당수의 흑인들은 미국에서 경험한 혹독한 인종차별을 피해서 왔다고 하며, 그들 중에는 재즈 뮤지션인 조제핀 베이커를 비롯한 당대의 유명 스타도 포함되어 있었다. 또 다른 부류는 아프리카의 프랑스 식민지에서 곧바로 온 이들이다.

그들은 파리에서도 역시 인종차별과 사회적 차별에 직면하였지만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통해 파리에서 교류하며 영감을 받고자 했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당시 다양한 미술 사조의 발상지였던 파리의 예술의 흐름을 배우고자 모여든 것이었다.

50여 년 간의 아프리카 작품 세계를 총망라하다

이번 전시에는 아프리카 및 미대륙 예술가 150여 명이 제작한 50여 년 간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아프리카인, 미대륙 흑인, 그리고 캐리비안들이 참여하여 그들의 정체성, 예술적 움직임, 실험 등으로 독특한 시대와 다문화 도시에 대한 작품을 그려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이미 작고하였지만 그들의 작품 속에 담긴 메세지는 지금도 생생히 들리는 것 같다.

20세기 후반 파리는 창작혼들이 몰려드는 뜨거운 교차로와 같았다. 글과 미술작품 외에 재즈 뮤지션들도 파리에서 그들의 예술혼을 자유롭게 표현하였다. 이러한 문화적 센세이션은 1947년에 아프리카 출판사의 정기간행물의 발행과 함께 시작되어 1990년대까지 지속되었다. 이들은 안티식민화, 즉 반식민주의, 탈식민주의를 위하여 토론하고 모색하였다.

기존의 권위주의적 예술 경향에서 벗어나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비롯하여 꼴라주, 사진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특히 캐리비안들은 초현실주의 작품을 통하여, 하이티 작가들은 사진을 이용한 작품 활동으로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대중과 소통했다.

 

<이번 기사의 이미지는 필자가 직접 촬영하였습니다.>

 

글 ㅣ 이화행 Inès LEE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파리 소르본 미술사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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