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지난 2월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호텔 7층에서 제8회 핑크아트페어서울(PAFS)행사가 있었다. 김 숙 작가의 초대 개인전 부스엔 34점(맨드라미 작품 30점, 소나무 작품 2점, 숲 작품 2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맨드라미의 꽃말인 건강, 타오르는 사랑, 시들지 않는 사랑, 열정처럼 작가는 “맨드라미는 나의 삶을 담은 그릇이죠.”라며 맨드라미의 강한 생명력과 우직한 멋을 10여 년 넘게 그려오고 있다. 그녀는 도도함과 강인함, 꿈틀대는 생의 욕망을 작품에 표현하며 자신의 삶을 확인하는 듯했다.

맨드라미 정원(Cockscomb Garden, 2013), 행복한 맨드라미 정원(Happy Cockscomb Garden 1, 2013), 힐링의 숲(Healing Forest, 2013)에 넘치는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운 생명력의 에너지는 이른 여름 아침,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꽃과 숲 위에 압도적으로 흘러넘쳤다. 마티에르·임파스토 기법으로 유화물감을 두껍게 붓질을 반복하여 거친 질감을 표현하고, 반면에 섬세하고 부드러운 붓 터치로 옮겨진 정원의 맨드라미는 조형적 아름다움으로 완성된다. 작품들은 때론 평면 추상으로 우아하게, 때론 자연의 평온함과 아름다움의 극치로 희열을 찬양하는 서정시가 된다.

김 숙의 전시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 한여름 이른 아침 언덕 위에 아지랑이와 빛이 조화롭던 맨드라미 정원의 추억 장소가 떠올랐다. 어른이 되고 중년이 된 지금은 “인생에서 우리를 죽이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고비, 적절한 시련이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말처럼. 뜨거운 여름과 혹독함을 견뎌내고 피어나는 정열적인 맨드라미의 생명력과 강인함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그리는 김 숙의 작품에서 환상적이면서도 승화된 삶의 지혜를 배운다.

글| 임정욱
작가, 대진대 겸임교수,
핑크갤러리 관장
jgracer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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